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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10:24
바이든 대통령 국경 장벽 건설 선언, ‘트럼프 정책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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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국경 장벽 건설 선언, ‘트럼프 정책 수용’ 물밀 듯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에 실정 여론 악화 … 불법자 추방 강경책 선회 “트럼프 정부 확정된 명목예산 불용 난맥에 추진 불가피” 언급 … ‘궁색한 변명’시각도
취임 초부터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이주민 이라도 미국이 떠 안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며 국경 장벽 건설 중단 등 이민친화 정책 공약을추진해 왔던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텍사스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당초 지난 정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미국 건설을 기치로 불법 이주민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쌓아오다 중단한 장벽설치를 재개하는 것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대국민 불신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5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후 그 동안 중단해 온 중남미 지역 국가 이주민들의 주요 월경 포인트인 텍사스 주 리오그란데 강 주변에 추가적인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26개 연방법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민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물리적인 장벽설치를 단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장벽 설치를 위한 연방법 유예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시기에 접경지대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주로 활용했던 조치다.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보류돼 온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도 재개한다며 사실상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강경이민 정책으로의 선회를 선포했다.
연방 정부는 그동안 정치 경제적으로 혼미한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 등을 감안해 인도적 이유로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에 대한 직접 추방은 자제해 왔었다.
이는 임기내에 추가적 국경 장벽 설치는 없을 것이라고 지난 대선 때부터 공약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국경 장벽 건설과 불법 이민자 즉시 추방 등 강경책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정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이민정책을 수용하고 나선 것은 내년 대선에 경쟁자로 부상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가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감안한 고육책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1월까지 불법 이주민들의 월경을 막아야 하다며 멕시코와 텍사스 접경지대에 무려 450마일(724km)에 달하는 국경 장벽을 건설했다.
당시 천문학적인 예산 낭비와 반 인도적이라는 이유로 맞섰던 민주당과 국민적 반발에 맞서 밀어 붙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책을 바이든 대통령이 재 추진함으로써 장벽건설이 다시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접경지역 리오그란데 강을 불법으로 넘은 이주민들을 버스에 태워 켈리포니아와 뉴욕 등 타주로 강제 이송시키며 바이든 정부 이민정책에 맞서 장벽 건설을 추진했지만 연방정부의 보류로 뜻을 펼치지 못해 왔었다.
내년 대선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 실정 타개 관심
내년 대선에서 양자대결이 유력시 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이민정책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공도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바이든 대통령이 일관성 없는 이민정책을 펼치는 바람에 넘쳐나는 불법 이주민들로 인해 국익에 심대한 타격을 끼쳤다”며 “미국 국민과 나에게 사과해야 할 때인 만큼 그의 사과를 기다릴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날로 늘어나는 중남미 지역 불법 이주민의 유입으로 국민적 여론이 악화일로에 치닫자 해소책에 골몰해 왔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왔었다.
미 정부가 집계한 불법 이민자 유입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회계연도에만 멕시코와 인접한 텍사스 국경지역인 리오그란데 강을 건넌 중남미 지역 이주민은 무려 24만 5천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 국가를 탈출한 이주민들이 미국 국경을 넘을 기회를 엿보며 멕시코에 체류하는 동안 난민 신청자로 대기자가 급증하자 멕시코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원조를 이들 중남미 지역 국가에 돌려 근원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대선 공약인 이민정책과 반하는 트럼프 식 국경장벽 건설과 불법 유입자 강제 추방이라는 강경책으로 급선회 한 바이든 대통령은 예산 불용을 이유로 여론 환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장벽이 불법 이주자 유입을 막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은 이어 “장벽 건설용 예산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19년에 편성된 것”이라며 “명목 변경을 요청했지만 의회가 승인하지 않아 내가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의 험난한 미국행 사고 희생자 크게 늘어
한편, 중남미 국가를 탈출해 이민행렬에 가담하고 있는 이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크고 작은 교통사고와 도강 과정에서의 익사 사고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6일 새벽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을 태운 버스가 멕시코 푸에블라 주와 가까운 오악사카 주 테펠메메 비야데 모렐로스 지역 고속도로에서 전복돼 17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새벽 4시 30분께 55명의 베네수엘라 이주민을 태운 버스가 중심을 잃고 뒤집히면서 37명의 사상자가 발생, 생존자 구조와 응급조치를 위해 이 일대 교통이 5시간 동안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에서 버스 사고로 미성년자를 포함한 쿠바 출신 이주민 10명이 숨졌고, 2월에도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이민자를 태운 버스가 푸에블라 주 지역 고속도로 달리다 요금소를 들이받으면서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중순 불법 이민자들의 주요 월경 포인트인 텍사스 이글 패스의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던 일가족이 급류에 휘말리는 과정에 3세 소년을 포함 2명의 익사체가 떠오르는 등 미국행을 결행하는 이주민들의 사상자가 줄을 잇고 있다. /박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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