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전용 우주여행 성공 “인생 최고의 순간”

      제프 베이조스 약혼녀 기획, 美 최초 전원 여성 우주비행

지난 14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영화 제작자인 케리엔 플린이 하늘을 가리키며 환희에 잠겨있다./블루 오리진 인스타그램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그와 함께한 승무원 전원은 여성으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전용’ 민간 우주비행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지시간 14일,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뉴 셰퍼드(New Shepard)’ 우주선을 미국 텍사스주 웨스트 텍사스에서 발사해 약 10분간의 비행을 마쳤다. 이번 비행 임무(NS-31)에는 총 6명의 여성이 탑승했다.

이 우주선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km, 이른바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107km에 도달했으며, 탑승자들은 수 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우주의 광경을 직접 눈에 담았다.

“최고 중의 최고” … 우주에서 노래한 케이티 페리

우주 여행을 마친 후 귀환한 미국 유명가수 케이티 페리는 캡슐 해치가 열리자 데이지 꽃을 하늘로 들어 올린 뒤 무릎을 꿇고 흙바닥에 입을 맞췄다. 그는 블루 오리진 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행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이 여정을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행 도중에는 팝송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의 한 소절을 즉흥적으로 불러 승무원들과 감동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 여성 탑승 … 기획자는 베이조스 약혼녀

이번 우주여행은 제프 베이조스의 약혼녀 이자 언론인인 ‘로런 산체스(Lauren Sánchez)’가 직접 기획했다. 그녀는 “우주에서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산체스는 두 달 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베이조스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탑승자 명단에는 케이티 페리 외에도 ▲CBS 아침 방송 진행자 게일 킹(Gayle King) ▲항공우주 엔지니어 아이샤 보우(Aisha Bowe) ▲영화 제작자 케리엔 플린(Keian Flynn) ▲생물우주학자이자 시민권 운동가 어맨다 응우옌(Amanda Nguyen)이 포함됐다.

미국에서 여성만 탑승한 우주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63년, 구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단독으로 우주에 간 것이 유일한 사례였다.

    현장에는 오프라·카일리 제너도 … 관람객도 ‘스타급’

이날 발사 현장인 텍사스에는 오프라 윈프리, 카일리 제너 등 유명 인사들이 직접 찾아 우주선 발사를 지켜보며 응원을 보냈다.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억만장자 모험가 재러드 아이작먼(Jared Isaacman)은 SNS를 통해 “NS-31 승무원 여러분 축하합니다. 이제 우주는 더 이상 일부만의 것이 아닙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블루 오리진은 이번 우주여행의 비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는 무료로, 일부는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 버진 갤럭틱은 민간인 우주비행 티켓을 약 45만 달러(약 6억 4천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번 비행은 블루 오리진의 11번째 유인 우주비행 기록이다.  첫 유인 비행은 2021년 제프 베이조스 본인이 직접 탑승해 수행한 바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 우주선 ‘뉴 세퍼드’가 14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순간 캡슐에서 내린 미국가수 케이티 페리가 땅에 입맞추며 기쁨의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블루 오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