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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10:11
텍사스 남부 국경지대, 중남미 이민자 행렬 폭증으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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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남부 국경지대, 중남미 이민자 행렬 폭증으로 몸살
그렉 애봇(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 재난지역 갱신 선포 목숨 건 불법 이주민들 …사활 걸고 강 건너 ‘미국으로 미국으로’
텍사스 남부 국경지대가 목숨 걸고 강을 건너는 중남미 지역 불법 이주민들의 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따라 텍사스 주 정부가 올해 하반기 들어 폭증한 이들 불법 이민자들을 경계하고 관리하는데 필요 이상의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반대해 온 그렉 애봇(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들로 인해 텍사스 지역이 심각한 재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며 지난 2021년 5월 31일 국경지대에 내렸던 재난선포를 갱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1일 다시 선포된 국경지대 재난선포는 최근 들어 멕시코 피에드라스 네그라스(Piedras Negras) 지역과 인접한 텍사스 국경지대 이글 패스(Eagle Pass)에 중남미 국가 불법 이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리오그란데 강을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AP와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 수는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정책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 6월 9만 9천 5백명이던 것이 7월에는 13만 2천명, 8월 들어 17만 7천 7백 여명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불법 이민자들의 주요 월경 포인트인 텍사스 이글 패스는 최근 하루 평균 9천명에 육박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는 과정에 3세 소년을 포함한 2명의 익사체가 발견되는 등 최근 인명피해도 빈번해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텍사스의 또 다른 국경도시인 엘파소(El Paso)를 비롯한 켈리포니아 샌디에고에도 미 국경 순찰대를 피해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민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엘파소에는 최근 들어 하루평균 2천여명 이상의 이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수용하는 시설이 한계 상황에 치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스카 리서(Oscar Leeser) 엘파소 시장은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하루 400명 정도에 머물던 불법 이민자들이 최근들어서는 하루 2천 여명 이상으로 폭주해 이들을 관리감독 하는 시설과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난민 신청도 폭증, 한계 상황 텍사스 주지사는 국경을 넘어 물밀 듯 유입되는 이주민들을 버스에 태워 뉴욕과 켈리포니아 등 타 주로 강제 이송하는 등 강경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이주민들이 텍사스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과 비례해 중남미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거점지역인 멕시코에서의 난민 신청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찾아 고국을 등지고 화물열차 지붕에 매달리는 등 목숨 건 사투를 벌이며 몰려드는 가족단위 이주민들. 그들은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쿠바, 니콰라과, 에콰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정치와 경제가 혼돈에 치닫고 있는 열악한 중남미 지역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수 개월을 걸어 가족단위 이민자 행렬이 도착한 곳은 미국의 관문과 맞닥 뜨린 멕시코다. 미국 진입이 여의치 않은 이주민들이 우선 멕시코에서 거주 인정을 받으려는 난민신청 행렬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멕시코 난민지원 위원회와 미국 국경순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 동안 멕시코 난민 신청자 수는 1만 1천 8백 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 멕시코에 난민을 신청한 건수는 9만 9천 8백여명으로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신청한 전체 숫자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남미 지역 이주민들의 수가 이처럼 급증하자 멕시코 정부도 이민자들이 자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들 국가를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2일 “미국 국경에 도달한 중남미 지역 이민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매일 1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주민들이 더 이상 자국을 버리고 떠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제 지원을 미국이 나서서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날 쿠바 출신 이주민들을 태운 버스 사고로 10여명이 사망한 사실과 관련,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이 민주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두 나라를 제재 대상국으로 분류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민자 행렬이 도를 넘고 있다 ”며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금 일부를 중남미 지원으로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예산이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의 빈곤 퇴치를 위해 원조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자를 막기위한 장벽을 세우지 않는 유일한 지도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이민장벽 설치 주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9월 29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이민자 관리를 위한 장벽 건설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전날 텍사스 주 공화당 소속 토니 곤살레스 하원의원과 동행 텍사스 국경지대인 이글 패스를 방문한 일론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엑스(x) 계정을 통해 트럼프식 국경 장벽이 필요하다며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면서 미국 국경을 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정치인들이 미국의 국경 보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더 중요시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국경 방문과 그의 주장에 대해 현지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 추진했던 국경 장벽 건설을 지지하는 듯한 주장으로 정치적 논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을 내 놓기도 했다.
최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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